기면증 자가진단이 가능하다고?




질병이 두려움이 아닌 아름다운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질병이라니 뭔 소린가 싶기도 하고, 한 번에 무슨 얘기인지 알아듣는 분도 계실텐데요.


마지막 잎새에 등장하는 소녀는 죽어가고 있지만 잎새 그림을 보며 살아납니다.


죽어가는 육체의 고통은 전혀 없이 누워 쉬면서 극복할 수 있는 시련 정도가 되는 거죠.


여자 주인공을 죽음으로 몰아가며 남녀간의 사랑과 아픔을 극대화시켰던 질환은 백혈병이 많았습니다.


그게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예쁜 여자 주인공의 아픈 사랑으로 각인된 질환 중 하나가 되었어요.


기면병도 드라마틱한 인연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사용되며 영화에 종종 등장하곤 했는데요.


사실 병을 앓고 있는 입장에선 낭만적이고 아름다움이란 있을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일 수 있어요.





기면병은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증상을 보여요.


걸어가다가 갑자기 잠이 들어 쓰러진다면 누가 봐도 심하게 아프다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꾸벅꾸벅 조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넓은 의미에선 과수면증이라고 해서 잠을 자도 자도 계속 자게 되는 상황이에요.


대개 청소년기에 발병하는데 운동하거나 놀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집중해서 공부를 한다거나 회의를 하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리는 거에요.


기면증이라고 의심하기보단 나태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보이기 쉬운 상황입니다.





그럼 기면증 자가진단 한 번 해볼까요?


각 질문에 점수를 주는데요, 항상 졸음을 느끼면 3점, 자주 졸음을 느끼면 2점. 가끔 졸음을 느끼면 1점, 전혀 졸리지 않으면 0점을 줍니다.


1. TV를 시청할 때


2. 자리에 앉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3. 앉아서 책을 읽을 때


4. 1시간 이상 버스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가만히 앉아서 이용할 때


5. 점심식사 후 조용히 앉아있을 때


6. 극장, 강의실, 회의 등 공공장소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때


7. 오후에 편하게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


8. 차를 운전하면서 교통체증으로 몇 분간 가만히 멈춰 있을 때





이제 모든 항목 점수를 합하면 됩니다.


기면증 자가진단은 엡워스 주간졸림증 척도 항목으로 모두 더한 총점이 10점 이상이면 기면증이나 주간졸림증을 유발하는 수면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동안 과로로 인해 수면이 부족해서 조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랜 시간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기면병이 아니더라도 수면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면증 자가진단으로 높은 점수가 나왔다면 내 생활을 한 번 되짚어 보세요.


잠이 쏟아지는데 내 의지로 제어할 수 없었고, 카페인을 아무리 섭취해도 잠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잠깐 눈만 감았다 떴다고 느꼈는데 몇 분이 흐르고, 갑자기 온몸에 기운이 빠지면서 털썩 주저않을 정도의 탈력발작 증세까지 보인다면, 반드시 수면클리닉을 방문해서 검사받으시길 권합니다.





기면증은 신경전달물질의 감소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개인의 의지로 해결될 문제가 절대 아니라는 점.


오랜 시간 잠을 내가 의지로 참아내지 못했다면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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