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코골이, 얼만큼이 심한 걸까요?
- 코골이-수면무호흡증
- 2019. 8. 19. 15:59
코골이는 잠을 잘 때 코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걸 말합니다.
낮에 숨을 쉴 때 소리내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숨을 쉬는 게 답답하거나 소리가 나는 경우는 감기의 코막힘 증세거나 축농증, 비염처럼 콧속에 문제가 생길 때구요.
갑자기 찾아온 더위에 화들짝 놀라는 요즘, 성급하게 에어컨을 켜기도 하는데요.
에어컨 바람에 비염 환자들이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 괜찮냐,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니냐, 에어컨 바람을 줄어주냐 걱정을 해줍니다.
그런데 왜 잠자는 내내 말도 안되는 소음을 만들어낼 정도로 심하게 코를 고는 것은 왜 걱정해주지 않을까요?
소리의 상태를 보자면 이것이 훨씬 더 걱정스러운 상황인데 말입니다.
심지어 6-8시간 내내 소리를 내고 중간중간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 증상도 보이는데요.
심한코골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코 고는 소리는 말 그대로 소음입니다.
내가 잠을 자야하는데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만들어내서 나의 숙면을 방해하는 사람.
나는 잠을 못자서 이렇게 힘든데 정작 그 사람은 잘도 잠을 잡니다.
누가 봐도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을 걱정하기보다는 짜증이 치미는 상황이 맞습니다.
그러나 평온하게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는 코골이도 전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세요.
잠을 자는 동안 만들어지는 소음인 코골이는 대부분 좁은 기도에서 문제가 비롯됩니다.
입천장 부근부터 목 뒤로 이어지는 기도 공간은 뼈가 아니라 근육으로 되어 있는데요.
잠을 자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낮과는 다르게 공기가 드나드는 공간 자체가 좁아집니다.
피곤하면 코를 곤다고 하는 것도 피곤할수록 더 깊이 잠이 들어 근육이 더 이완되기 때문이에요.
일반적인 기도를 가진 사람들도 피곤하면 코를 고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평소에도 기도가 좁았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심한코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사람의 기도는 7-9mm 내외라고 보는데 좁은 기도를 가진 분들은 2-3mm 정도가 되기도 해요.
그런데 심하게 코를 것의 문제는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는 소음이 아닙니다.
좁은 기도를 통해 드나드는 산소공급에 문제가 있어 건강에 영향을 받지만 본인도 주변 사람도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에요.
심한 소음을 넘어서 잠깐씩 기도가 막혀 산소공급이 되지 않는 무호흡 증상은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호흡을 위해 몸이 쉬지 못하니 숙면을 방해해서 일상의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는 물론이구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노폐물이 쌓이기 쉽고 살이 찌기 쉬운 몸이 되기도 합니다.
산소공급을 위해 혈액이 빠르게 순환하니 혈관이 압력을 받고 심장도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증상이 1시간에 10 여 차례씩 7-8시간동안 반복되고 다시 매일 밤, 10 년에 걸쳐 지속된다면 건강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무호흡 증상이 없이 소리만 요란한 코골이도 소리의 진동으로 인해 뇌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에 발표 되었구요.
난 심하게 코를 골지 않으니 괜찮아, 라고 한 발 물러나시렵니까?
심하고 심하지 않고의 정도 문제가 아니라 코골이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닐까요?
심한코골이냐 아니냐는 아주 주관적인 판단이지 실제 내 상태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수면클리닉 역시 문진을 통한 진단이 아니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하는 부분이니까요.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타박의 대상이 될 것이 아니라 걱정과 치료를 권해야 하는 심한코골이.
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당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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