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커피를 부릅니다



수면무호흡증, 커피를 부릅니다



우리나라 커피 소비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덤덤합니다.


건물 하나에 커피집이 하나씩 있는 것도 일상적이라 근처에 마땅한 커피집이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당황스러워요.


편의점은 없어도 카페는 반드시 그곳에 있다는 신뢰가 형성될 지경.


대학교 입학선물은 대학 파일이 아니라 텀블러가 좋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


처음엔 이상한 유행이라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도 봤었는데요.


가만 살펴보면 그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릴 적 엄마를 보면 오전에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는 걸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셨어요.


커피를 안 마시면 움직여지지 않는다며 중독이라고 까르르 웃어넘기던 아줌마들.


어린 나이에 중독이라고 하면서 매일 모여서 그걸 왜 먹나 궁금하기도 했었지요.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고 업무와 일상이 점점 고되지면서 저 역시 중독인가보다 라며 커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카페인이 들어가면 정신이 돌아오니까요.





너도나도 카페인 섭취로 아침을 여는 우리.


왜 푹 자고 일어났는데도 비몽사몽 아침이 힘들고 자고 일어난 거 같지도 않을까요?


어쩌다 한 번이라면 잠을 설쳤다고 하겠지만 매일매일이 똑같습니다.


수면 시간을 늘려보고 카페인 섭취를 줄여봐도, 운동을 시작해도 남들이 말하는 '꿀잠'은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잠이 드는 것엔 문제가 없으니 불면증은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싶다가 간이 좋지 않아 만성피로감을 느낀다는 선무당격 진단을 내리곤 합니다.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늘 피로감을 느끼고 카페인에 기대어 하루를 산다면,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질환을 의심해 보세요.


자면서 벌떡 일어나 돌아다니는 몽유병이나 아무데서나 잠이 들어 픽픽 쓰러지면 기면증처럼 드라마틱한 수면질환도 있지만 매일 밤 들리는 아버지나 남편의 코고는 소리에 이은 수면무호흡증 역시 수면질환입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면장애에요.


좁은 기도를 통과하는 공기가 기도를 진동시켜 소음을 만들고 일시적으로 기도가 막혀 산소공급을 막습니다.


자연히 우리 몸은 산소 공급을 위해 바삐 움직이게 되구요.


내 의식은 오랜 시간 충분히 잤다고 생각해도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우리 몸은 밤새 긴박한 활동을 한 거에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일단 피로감을 느낍니다.


의식이 없어서 느끼지 못했을 뿐, 밤새 수면무호흡증의 영향으로 몸은 밤에 제대로 된 잠을 못 잤으니 당연하죠.


피로감은 주간졸림증으로 이어지지만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주간졸림증을 느꼈다고 하는 환자분은 많지 않아요.


현대인에게 만성피로는 큰 증상이 아닌 일상적인 부분이 된 것이 아닌가 안쓰러운 지점입니다.


이런 피로감은 카페인 섭취로 일시적이나마 사라지는데요.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 건 아시죠?


사람에 따라서는 섭취한 카페인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1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니까 주의깊게 몸의 변화를 살피세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질환으로 인해 고단한 아침.


치료가 필요한데 일시적인 방편으로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세요.


내 몸의 변화는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해요.


그냥 그러려니 방치하고 시간만 흘러가는 건 아닐까요?


이번 주는 왜 이리 고단한가 내 몸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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