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자는 방법, 어디 없을까요?

50대 주부 김모 씨는 초저녁잠이 많아 괴롭다.

 

오후 6시쯤 저녁 식사를 하고 8시 반경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고 있노라면 졸음이 몰려온다. 견디지 못하고 잠깐 눈을 붙인다. 대학 다니는 큰애가 귀가하고 학원 다니는 둘째가 돌아오는 오후 10시쯤 잠이 깬다. 아이들 간식 챙겨 주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11시다. 자녀들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잘 자는데 정작 김 씨는 쉽게 잠들지 못한다.

 

이렇게 초저녁에 잠깐 자고 나면 전혀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어쩌다 잠이 들면 오전 3, 4시에 깬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포도주를 마셔 보기도 하고, 수면제를 처방받아 먹어 보기도 했다.

 

김 씨처럼 나이가 들면서 초저녁잠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잠이 오는 시간은 우리 뇌의 수면중추가 결정한다. 수면중추에는 생체시계가 들어 있고, 그 주기에 따라 우리 몸의 하루 길이가 정해진다.

 

나이가 들면서 이 시계의 주기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잠이 오는 시간이 조금씩 앞당겨진다. 노인이 되면 초저녁잠이 많아지고 아침에 일찍 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저녁잠이 많아지는 것은 노화 현상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수면 리듬은 외적 요인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노력만 하면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

 

우선 저녁 식사 뒤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너무 격렬한 운동은 신경을 지나치게 흥분시켜 밤늦게까지 깨어 있게 만들 수 있다. 요가, 스트레칭 정도면 충분하다. 30분 정도의 간단한 산책도 도움이 된다. 텔레비전 시청과 같은 수동적이고 정적인 활동보다는 몸을 움직이고 집중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만든다.

 

겨울이 되면 해가 일찍 지므로 빛 자극이 줄어든다.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빛 자극이 없어지면 분비되기 시작한다. 초저녁에 실내조명을 밝게 해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면 졸린 증상도 줄어든다. 취침 예정 1시간 전에 조명을 어둡게 하면 그때부터 멜라토닌이 많아진다.

 

초저녁잠이 쏟아지는 증세가 심한 사람은 태양광에 가까운 인공조명을 이용해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광치료 기구를 쓸 수 있다. 광치료 기구는 1만 럭스의 백색광을 발생시킨다. 이 빛이 망막을 거쳐 생체시계를 관장하는 뇌에 전달돼 수면·각성 리듬을 재설정한다. 겨울철에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다. 광치료 기구는 전문의에게서 적절한 광량, 사용 시간과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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