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수면증은 잠이 많은 병, 맞습니다.
- 기면증-과수면증
- 2017. 9. 11. 17:10
과다수면증은 잠이 많은 병, 맞습니다.
용호상박.
용과 호랑이가 싸운다는 뜻으로 힘센 둘이 싸우는데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을 가리킵니다.
환절기 쏟아지는 잠 역시 용호상박.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 더 힘들까요, 여름에서 가을/겨울로 넘어갈 때 더 힘들까요?
봄엔 봄만 지나면 살 거 같다고 말하지만 여름 끝무렵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1년에 두 번씩 겪는 환절기 졸음 싸움.
환절기가 되면 우리 몸은 바뀌는 계절에 적응을 시작합니다.
평소와 달리 쏟아지는 잠도 그런 적응 과정이라도 보면 되는데요.
가끔, 쏟아지는 잠이 며칠이 지나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몇 주씩 지속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몇 주씩 지속되는 '쏟아지는 잠'은 길어지는 환절기 탓이 아니라 질환일 수 있습니다.
바로 과다수면증이라고 하는 질환인데요.
밤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낮에 계속해서 잠이 쏟아지는 증상을 보여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같은 수면질환은 주간졸림증을 유발한다고 말합니다.
과다수면증처럼 밤에 충분히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피곤한 상태가 되는 건데요.
주간졸림증은 낮에 피곤하고 잠을 자고 싶은 상태가 되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의지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분들 중에 주간졸림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 것처럼 만성이 되면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과다수면증은 조금 달라요.
과다수면증은 본인의 의지로 잠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용하고 어둡거나,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면 잠에 빠져듭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잠이 들어버려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운전이나 칼과 불을 다루는 요리도 조심해야 해요.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질환이기 때문에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쉽게 넘기면 위험합니다.
원인도 다양해서 호르몬의 이상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이나 체력 저하는 물론,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한 신체 균형이 깨지거나 밤낮이 바뀌는 생활 환경의 변화도 과다수면증을 일으킬 수 있어요.
의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잠이 드는 질환으로는 기면증이 있는데요.
과다수면증의 대표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해서 긴장감이 없거나 자극이 없는 상태가 되면 잠에 빠져들고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나면 개운한 몸상태가 됩니다.
심한 감정변화가 생기면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잠이 들고 깰 때 힘이 들기도 해요.
기면증은 증상이 비교적 확실한 편인데도 질환인지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가 많아요.
증상이 비교적 확실해도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잠을 못자거나 잠을 많이 잔다고 질환을 의심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우리는 흔히 잠이 많으면 게으르다고 해요.
잠을 덜 자면 부지런하고 될성 부른 떡잎으로 보지만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잠도 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잠이 쏟아지는 날이 계속된다면, 의심해보세요.
만약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 방문을 계획하거나 상담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환절기 영향도 게으름도 아닌 과다수면증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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