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져요!
- 기면증-과수면증
- 2014. 8. 20. 11:03
기면증, 주체할 수 없이 잠이 쏟아져요!
오늘은 중추성 과수면증의 하나인 기면증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대낮부터 꾸벅 꾸벅 졸음이 쏟아지는 주간졸림증.
꽁꽁 얼어붙은 날씨가 스르르 풀리는 봄이면야 춘곤증일 듯도 합니다.
꿀맛 같은 점심 식사를 마친 다음이면야 식곤증일 듯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저항할 수 없는 잠이 급작스럽게 쏟아진다면?
그것도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증상이라면?
단언컨대, 기면증을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물론, 바쁘고 분주한 현대인들에게 수면부족은 예사로운 일이고 잠이 모자라다 보면 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잠을 잤는 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수면부족의 사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시때때로 도저히 참기 힘든 졸음이 쏟아지는 수준이라면 기면증 같은 수면 질환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지요.
기면증 환자들은 틈만 나면 꾸벅 꾸벅 조는 탓에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는 집에서까지 정신력이 헤이하다, 게으르다, 나태하다 등등따가운 지적을 받고는 합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리라는 것은 예측 가능한 일.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낮 시간 동안 뇌를 각성시켜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히포크레틴(Hypocretin)의 양이 감소하거나 부족해서 이 증상이 발생된다고 하는데요.
수면과 각성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자칫,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혹은 자동차 운전 중에, 아니면 요리를 하다 갑자기 쓰러지듯 잠에 빠질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이라도 본인의 증상이 기면증과 유사하다고 판단되신다면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은 가급적 멀리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 입니다.
- 집중력 감소, 반응시간의 저하, 장시간을 요하는 업무 및 학습의 불가능, 기억력 감소 등의 신경정신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시야가 흐려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자동행동(자신도 모르게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린다거나 글씨를 쓰는)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성적 저하, 업무능력의 감소는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7배나 증가
만약 기면증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 수면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면클리닉을 찾게 되신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기본적인 검사를 받게 되실텐데요.
(기면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주간졸림증이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여러 가지 수면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표준검사인 수면다원검사가 이뤄집니다.
센서를 부착하고 잠을 자는 동안 몸이 보내오는 20여 가지 생체신호를 분석해 또 다른 수면질환은 없는지, 만약 있다면 중등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에 기면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검사가 바로 다중수면잠복기검사인데요.
15분 낮잠 자고 2시간 휴식 시간 갖기를 5회 정도 반복하는 동안, 잠에 빠져 들고 렘수면(꿈을 꾸는 수면단계)에 진입하는 평균 시간 등을 측정하는 것으로 기면증 진단의 전제조건이 되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검사 결과를 종합해 기면증 여부와 중등도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고 나면 환자의 상태에 알맞는 행동요법과 약물요법이 적용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기면증의 완치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조기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만 이뤄진다면 정상적인 생활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주로 중, 고등학교 시기에 발생하는 탓에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인식, 성인이 되고 나서야 증상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은데요.
(본인의 경우는 물론이고) 만약 내 자녀가, 혹은 친구나 직장 동료가 학교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고민중이라면 모두 정신력 탓이라며 나무라지만 마시고, 증상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수면클리닉의 문을 두드려볼 것을 제안해 주세요.
기면증은 수면질환 중의 하나일 뿐, 의지 박약의 문제가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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